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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왜 이런 시련을"…남보라가 고백한 그 고통, 우리는 왜 상실 후 무너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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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안상담센터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0회   작성일Date 26-06-2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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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왜 이런 시련을"…남보라가 고백한 그 고통, 우리는 왜 상실 후 무너질까


    가까운 사람을 갑자기 잃고 난 뒤, 세상이 통째로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아본 적 있는가. 배우 남보라가 최근 방송에서 2015년 남동생을 떠나보낸 뒤 겪은 극심한 고통을 직접 털어놓았다.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고백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 상실의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면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데 심리학은 오래전부터 이 질문에 천착해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우리의 뇌와 마음에는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상실이 뇌에 남기는 흔적: 슬픔은 감정이 아니라 신체 반응이다

    메리 프랜시스 오코너 미국 애리조나대 심리학과 교수는 2022년 출간한 저서 '슬픔의 뇌(The Grieving Brain)'에서 뇌 영상 연구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직후 뇌의 보상 회로, 그중에서도 핵의지(nucleus accumbens)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뇌가 여전히 그 사람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오코너 교수는 뇌가 가까운 사람의 존재를 일종의 '항법 시스템'으로 등록한다고 설명한다. 매일 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예측하며 세상을 탐색하던 뇌는, 갑작스러운 부재 앞에서 마치 지도를 잃어버린 것처럼 오류 신호를 반복 발생시킨다. 남보라가 고백한 극심한 혼란감이 단순한 '마음의 약함'이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실일수록 이 혼란은 더 깊어진다. 뇌가 작별을 준비할 시간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복잡성 비애(complicated grief) 증상을 보일 확률이 최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성 비애: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을 때

    보통의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수그러든다. 하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 홀리 프리걸른 미국 컬럼비아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이끈 2021년 연구에서는 상실을 경험한 성인 2,512명을 12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약 10%가 '지속성 복잡성 비애 장애(Prolonged Grief Disorder, PGD)'로 발전했다. PGD는 상실 후 1년이 지나도 슬픔이 완화되지 않고, 일상생활이 심각하게 방해받는 상태를 말한다.


    PGD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고인과의 재결합을 갈망하며 현실 수용을 거부하는 경향을 보인다. 죄책감, 분노, 일상의 의미 상실이 뒤엉키며 어떤 위로도 닿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남보라가 '신앙을 잃었다가 남동생의 죽음 이후 다시 찾게 됐다'고 고백한 것처럼, 극단적 상실 앞에서 사람들은 삶의 의미 체계 자체가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프리걸른 교수는 PGD가 우울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는 구분되는 독립적인 심리 상태임을 강조한다. 2022년 미국정신의학회(APA)의 DSM-5-TR에 정식 진단명으로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슬픔이 '너무 길다'고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치료임을 기억해야 한다.



    신앙과 공동체: 뇌가 상실을 견디는 또 다른 방법

    남보라는 동생을 잃은 뒤 신앙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것이 단순한 개인의 선택만은 아니다. 크리스 리처슨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2020년 발표한 연구에서 종교적 믿음이나 공동체 소속감이 상실 이후의 회복 속도와 강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상실을 경험한 성인 1,400명을 분석한 결과,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가 탄탄한 사람일수록 복잡성 비애로 발전할 위험이 33.1% 낮았다고 밝혔다.


    상실의 고통을 혼자 삭이려 할수록 뇌의 고통 처리 시스템은 오히려 더 오래, 더 강하게 활성화된다. 나의 아픔을 누군가에게 '말로 꺼내는 것' 자체가 전두엽의 감정 조절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보라가 방송에서 이 고통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은 용기 있는 치유의 한 걸음이었을지 모른다.



    오늘 당신에게: 슬픔을 잘 슬퍼하는 법

    상실을 겪은 사람에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위로는 때로 상처가 된다. 심리학자들은 오히려 슬픔을 억누르지 않고 충분히 표현하는 것, 즉 '잘 슬퍼하는 것'이 회복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울고 싶을 때 울고, 고인을 떠올리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것이 뇌의 재적응을 돕는다.


    만약 주변에 최근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가 있다면, 거창한 위로보다 그냥 곁에 있어 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 '많이 힘들지? 오늘 같이 있어도 될까?'라는 한 마디가, 고통 속에 혼자라고 느끼는 그 사람의 뇌에 가장 필요한 신호를 전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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